멸망에 관한 소고 1부 - 최후의 네안데르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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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 턱밑까지 차오른 숨을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내 앞에 선 상대도 다를 것이 없었다. 단추가 뜯어지고 비에 젖은 꼬락서니는 당장에 쓰러져도 신기할 것이 없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말리려 들던 이웃 주민들도 이제는 멀찌감치 떨어져 선지 오래. 그들도 결국 두 사내의 처절한 싸움 속에서 한 종(種)의 운명을 건 비장함을 엿보았던 것이다.


 "기… 김 사장!"


 간판집 박 사장이 울먹였다. 골목을 지나던 차량의 서치라이트가 스쳐 지나갈 즈음하여 전봇대에 외롭게 달린 '해오름길'이라는 표지가 빛을 받아 밝게 빛났다.


 이제 한방이야. 한방만 더 때리면 돼.


 그러나 천근처럼 무거운 다리를 땅에서 떼기 무섭게, 축을 진 발이 후들거리며 떨려왔다. 팔은 만근보다 무겁다. 이 주먹을 녀석의 얼굴에까지 들어 올릴 가망이 보이질 않았다. 놈 역시 한 다리를 질질 끌며 앞으로 나섰지만 두 팔은 늘어뜨린 채였다. 다시 한번 주민들이 웅성거렸다.


 이 순간에 난 뒤에서 날 지켜보고 있을 마누라와 세 아이를 떠올렸다. 내 넓은 등 하나를 보며 살아온 가족들. 내 가족들에게 이 남편이, 이 아비가 아직 세상 풍파에 맞서 자신들을 지켜줄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걸 보여줘야 했다. 침침해지는 두 눈에 힘을 주고 끌듯이 한 걸음을 나섰다. 놈 역시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그 부담을 자각한 듯 힘겹게 한 걸음을 앞으로 나선다. 웅성거림은 잦아들었고 다시금 고요한 침묵이 찾아왔다.


 훗날, 이 동네 상가에서 길이길이 전설처럼 회자될 해오름 골목의 결투가 드디어 끝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by Qui-gon | 2008/08/21 00:42 | [소설] 멸망에 관한 소고 | 트랙백 | 덧글(2)

멸망에 관한 소고 3부 - 행운의 동위원소 (終)

#19 #15에서 이어지는 네 번째 코멘트:

이어지는 내용

by Qui-gon | 2008/08/05 05:45 | [소설] 멸망에 관한 소고 | 트랙백 | 덧글(7)

멸망에 관한 소고 3부 - 행운의 동위원소 (18) (08.10 퇴고)


#18 2030년 8월 29일. 코리안 시사 웹진의 인터뷰 기사 中

(2030년 9월자 코리안 시사 웹진의 고현진 의원 인터뷰 기사에서 몇 가지 문답을 정리해보았다. 코리안 시사 웹진에 연결하면 전체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내용

by Qui-gon | 2008/08/05 05:43 | [소설] 멸망에 관한 소고 | 트랙백 | 덧글(0)

멸망에 관한 소고 3부 - 행운의 동위원소 (17)

#17 2030년 8월 22일. 네트워크 뉴스 종합.

행운집적기 금지 법안 국회 부결. (제2보)

"(서울=연합언론) 정민욱 기자 = 국회 사무처 공보관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 상정된 "행운집적기 금지 법안"이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되었음을 밝혔다. 이 법안은 입법 예고 후 지난 한 달간 전국민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켜왔다. 집권 여당인 한국공화당은 부결 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행운집적기 금지 법안 국회 부결 (제1보)
 행운집적기 금지 법안 반대 촛불 시위. 오늘로 30일째.
 코리듐 310에 관한 산업건설교통교육과학기술부 내부 문건 공개.
 [과학칼럼] 코리듐 310은 무엇인가?


[이슈] 한국공화당, 법안 제출한 고현진 국회의원에 탈당 권유.
[경제] IMF, "사상 최대 실업률 불구 한국 경제 성장률 6.6% 전망."
[경제] KDI "2030년에도 지니계수는 여전히 감소. 경제 문제 없다."
[국제] 아프가니스탄의 중소기업에서 3세대 수소전지 개발 성공.

by Qui-gon | 2008/08/05 05:39 | [소설] 멸망에 관한 소고 | 트랙백 | 덧글(0)

멸망에 관한 소고 3부 - 행운의 동위원소 (16) (08.10 퇴고)

#16 - 2027년. 산업건설교통교육과학기술인적자원부의 제 3차관실.

 차관은 소파에 앉아 비서가 내온 차를 마시며 잠시 주어진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조금 후면 긴급면담을 청한 세 사람의 불청객이 찾아들 테지만, 겨우 10분을 기다린다 하여 이 평온한 세상이 멸망할 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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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i-gon | 2008/08/05 05:35 | [소설] 멸망에 관한 소고 | 트랙백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