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소설 <죄와 벌> 그리고 <데스노트> [정보] 장르관련

2008.1. 5 판갤에서...

근래 죄와 벌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판갈 11월 단편작 중에도 예니체리 씨의 재미있는 작품이 하나 있었죠.
('그들이 자신의 힘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인상적이었음.)
이런 저런 이유로 <죄와 벌>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사람들은 <죄와 벌>을 단순히 라스코... (아 이름 기억 안난다. 더러운 러시아 돼지들. '라스'로 쓰겠음)의 살인에 대한 고뇌와 관련한... 세심하고 강렬한 심리묘사와 인간성 회복에 중점을 둔 고전 문학 작품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 출판된 '죄와 벌'은 문학 전집에 포함되어 출간되어왔죠. 하지만 시공 그리폰 북스나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전집 같은 범주에서 출간되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서스펜스의 역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고전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장미의 이름> 같은 건 죄와 벌에 비하면 고전 축에도 못들죠.)

<죄와 벌>을 읽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꼬꼬마 판갤러들은 '이게 뭔 소리? ㅋ 스크롤 내려야지.' 하시겠지요. ㅉㅉ. 따라서, 판갤러들이 좀 잘 아는 <데스노트>를 이용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


 꼬꼬마 판갤러들은 <죄와 벌>을 1800년대판 <데스노트>로 이해하면 됩니다,
 라스는 처음 자신이 '죽어 마땅한 인간'을 죽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여러가지 심리와 근간의 상황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간단하게 갑시다.) 그 고리대금업자 할망구 말이에요. 라이토 (공교롭게 둘 다 성이 라씨 군요.)도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어 죽인 범죄자들로부터 별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죠. (물론 죄와 벌은 데스노트처럼 형편없진 않아서 라스의 고뇌가 이어집니다. 게다가 라스는 다만 그 과정에서 라지베타라는 순박한 여인네를 죽였고, 거기에서 진행의 궤가 '초큼.' '아주 초큼' 달라졌지요.)

포르피리


 한편, 라스를 괴롭히는 포르피리 (맞나?) 는 '엘'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죠. '엘'은 손가락과 초콜렛을 빨고 맨발로 다니듯, '포르피리'는 상대를 몰아붙일 때 '헤헤'하는 어떤 버릇을 갖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천재... '포르피리'와 '라스'의 심리적 대결은 '라이토'와 '엘'이 벌이던 대결조차 갖지 못하던 고전 장르의 무게감을 갖고 있지요. 그야말로 서스펜스 물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꼬꼬마 판갤러들은 라이토와 엘의 대결을 보고 '하악하악' 했겠지만. 그 냉정하기만 하고 인간미도 없는 대결. 피식. <죄와 벌>을 읽은 서스펜스 팬들은 그저 웃을 뿐이죠.

라주미힌


 한편, '마츠다' 같은 인물은 라즈미힌 (맞나? 괜히 이름이 어렵죠... 더러운 러시아 백돼지들.)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뭔가 대가리가 있긴 한 것 같은데 좀 어벙하고 나대길 좋아하죠. 그리고 주인공을 좋아해요.

그리고 판갤러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미사'!
네, 있습니다.
소네치카라고 있어요. 공통점도 있죠. 둘다 선을 넘었어요. 그리고 순박하죠. 또, 주인공을 사랑해요.

소네치카

게다가 미녀 동생도 있죠?
네, 있습니다.
두네치카라고 있어요.
게다가, 라이토의 여동생과 마츠다 간에 묘한 긴장 관계가 흐르는 것.
완전 두네치카 - 라주미힌 러브 라인이죠.

두네치카

 물론, <죄와 벌>은 고전 작품의 한계로 추리의 정밀성이 다소 떨어지고 몇몇 부분은 약간의 우연성이 개입되기도 하지만, 그 것은 최초 사건 전개로 본격적은 추리와 서스펜스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실수와 우연들이 후에 그를 옭아맨다는 점에서도 구성적 요소로서의 가치가 있고요.
 사실, '나폴레옹' 운운하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죽였다던 라스의 외침과 라스의 논문. 그리고 범죄자 몇명의 피를 흘려 무언가 업적(어휘에 어폐가 있지만)을 세우려던 라이토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죠.

 얘기가 <데스노트>는 어떻게 <죄와 벌>을 뚜룩쳤는가? 가 되어버렸는데. 각설하고요.

 어찌되었든 <데스노트>를 재미있게 읽었고 범죄 서스펜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죄와 벌>을 이틀 내에 필독하시고, 닐 게이먼이 <베오울프>를 재해석 한 것처럼, <죄와 벌>을 현대적 감각의 서스펜스로 재구성해 대성하시길 기원합니다.

특히, <데스노트> 필의 만화로 1800년대 러시아 배경으로 그려주시면 꼭 사서 보도록 하겠어요.
만화가 여러분. 힘내주세요.

덧글

  • Qui-gon 2008/01/06 01:51 # 답글

    참고로... 오해할까 적어두자면, 판갤엔 도스토... (아, 러시아 백돼지들...)의 작품을 좋아하는 판갤러들이 있어요.
  • 콘라드 2008/01/20 01:52 # 답글

    더러운 부르주아 톨스토이 영감보다는 간지나는 인생역정을 겪은 도스또예프스끼 영감님이 훨 매력적이지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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