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폭풍우치는 밤에 (杉井ギサブロー , 2005) [리뷰] 각종 리뷰

あらしのよるに(杉井ギサブロー , 2005)
출연: Nakamura sidou, Narimiya Hiroki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폭풍우치는 밤에’를 대원에서 제작한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알고 있었다. 극장의 홍보물들을 보면서 캐릭터도 깔끔하고 내용도 아기자기한 유아용 영화인가보다 했다.

 그런 연유에서 적절한 관심도 있었고, 이를 보자는 친구의 청(?)에도 쉽게 응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영화를 보러가기 수일 전에 줄거리라도 알아볼까라는 마음에 인터넷에 접속한 때였다. 그런데 이럴 수가! 국산 애니메이션이 아니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왜 그 작품을 국산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했는지, 전혀 근거가 없었는데……. 설령 대원이라는 마크에 혹했다 하더라도 대원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보다는 애니메이션 수입사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업이 아니었던가?

 어찌되었건 극장을 갈 때에는 ‘아, 이건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을 박아두고 갔다. - 하지만 더빙판을 관람했기 때문에 나카무라 시도우의 목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다. 



 (나카무라 시도우. 얼마 후면 개봉할 무인 곽원갑이라는 영화에서 일본의 무사로 등장하는 인물이었다. 이 사람 인상으로 보건데 왠지 실사로 찍는다 해도 늑대 가브 역을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날카롭고 고혹적인 눈길. 그러나 그 이상에 대해 언급하기 어려운 것은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 깊은 관심이 없어, 이 사람의 출연작들을 보지 못했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

 사실, 더빙판이었기에 좀더 재미있는 점도 있었다. 자막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더빙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어떤 분위기도 일조를 했다. 일본어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늑대의 실제 말투가 어떻게 표준말과 다를지는 알 수 없지만, 한글 더빙에서 가브는 ‘~했걸랑요.’ 라는 말투로 귀를 즐겁게 했다. (계속 같은 말투다보니 영화 후반부에서는 조금 귀에 거슬리는 감도 없잖아 있었다.)

 메이와 가브의 첫 만남은 폭풍우가 치는 밤에 시작되었다. ‘개보다 냄새를 더 잘 맡을 것 같은 늑대가 어떻게 염소를 알아보지 못했을까?’에 관한 의문이 과학적이고 병리학적인 근거로 해결된다.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대화를 나누고, 공통점을 찾고 친구가 되기로 약속한다. 유태인과 아랍인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어찌 종을 초월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더군다나 포식자와 피식자 간에!


 그러나 인위적인 개입은 때때로 그러한 기적을 가능케 한다. 우리는 동물 관련 프로그램에서 진돗개와 친하게 지내는 한 지방 동물원의 사자를 보지 않았던가? 그 사자에게는 인위적인 사육 환경이 개입되었고, 메이와 가브에게는 인간의 관점이라는 가장 위험한 개입이 이루어졌다. 다만, 야성을 잃은 사자와 달리 가브에게는 야성이 간직되어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갈등이 시작된다.

 결국 서로에 대한 끊기 힘든 우정 탓으로, 둘은 무리에서 추방되기에 이른다. 그들이 목표로 삼은 곳은 저 하얀 설원 너머. 어떤 동물들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곳이다. 그들은 그 곳에 낙원이 있으리라 꿈꾸며 길을 떠나는데. 


 아동의 눈높이이리라 생각되는 이 작품은 언제나 변치 않는 중요한 주제를 다룬다. 그 것은 우정. 사랑의 또 다른 형태이다. 피식자와 포식자, 늑대와 염소 사이에서 벌어진 이 불가해한 우정은 본성과 기억을 뛰어넘는다. 이야기의 단순함에 앞서 우리가 주지해야 할 점은 그러한 단순한 구조에 조차 미치지 못하는 우리의 행동거지에 있다. 교훈이란 우리가 그 교훈이 지시하는 바에 쉽게 도달할 수 없기에 교훈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일지 모른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